N
O
T
H
I
N
G
M
A
K
E
S
I
T
S
E
L
F

5

임펄스

2021, 비맥동펌프, 솔레노이드 밸브, 마이크로 컨트롤러, 증류수, 아크릴, 알루미늄, 230 × 200 cm

16

아르고스

2018, 가이거 뮐러 튜브, 유리, 알루미늄, 마이크로 컨트롤러, 48 × 40 × 40 cm






우주의 사건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투명한 것을 관통하며 채워지는 투명함이 소리 없이 공간을 출렁인다. 전시장에서 〈임펄스〉와 〈아르고스〉는 징후적으로 경계를 허물며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박동한다. 샹들리에 형태로 천장에 걸린 〈임펄스〉는 마치 거꾸로 솟은 나무가 맥동 없이 맑은 수액을 뻗어있는 수많은 가지로 운반하듯이 27개의 가지들에 달린 투명한 실린더들로 소리 없이 투명한 액체와 공기방울들을 흘려보낸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과 같은 이름의 〈아르고스〉는 41채널로 이루어진 입자 검출기로 우주의 입자를 검출했다는 신호로 플래시를 깜박이며, 그 신호를 〈임펄스〉로 보낼 때마다 〈임펄스〉의 박동이 미세하게 변화한다. 〈아르고스〉와 〈임펄스〉는 독립적인 작품이지만 공간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시베리아에는 나무를 상징하는 도구들과 의복을 갖추고 연기를 하늘로 올리며 성스러운 정화 의식을 하는 샤먼이 있다. 공간을 하늘과 지상으로 통하게 하는 원시 부족의 나무처럼, 작품은 상징과 용도 그리고 가치 등으로 자리매김한 물질세계(material world)를 횡단하여, 물질 본연의 물성을 근원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물질들의 세계(world of materials)가 출렁이는 세계로 진입한다. 이것은 몽상가는 더 이상 이미지를 꿈꾸지 않고 물질을 꿈꾼다고 하는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처럼 끝없는 몽상과 세계가 얽히는 출렁임이기도 하며, 관람객들에게는 얽히고 연루되는 여러 사건의 지평을 경험하게 하는 물화되는 실재이다.

김윤철은 작가이자 전자 음악 작곡가로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최근작은 유체역학의 예술적 잠재성과 메타 물질 (포토닉 크리스탈 photonic crystal) 전자 유체 역학의 맥락에 집중되어 있으며, 작품은 일본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에스토니아 국립 미술관, 독일 ZKM,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중국 국제 뉴미디어아트 트리엔날레, 독일 에른스트 셰링 재단, 독일 트랜스미디알레, 미국 뉴욕 디지털 살롱, 스웨덴 일렉트로하이프, 스페인 미디어랩 마드리드 등에서 소개된 바 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서 수여하는 2016 콜라이드 국제상, 비다15.0 국제상을 수상하였고, 예술·과학 프로젝트 그룹: 플루이드 스카이즈의 멤버이자(2012-2014), 비엔나응용미술대학의 예술연구프로젝트 리퀴드 씽즈의 연구원(2012-2015), 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프로그램 독립연구단 매터리얼리티의 연구책임자로 활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