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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 Rhythms: Listening to Climate Change

2021, 사운드 설치, 가변크기






〈물의 리듬〉은 얼음과 물이 전하는 기후변화의 이야기이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공통된 생혈이라 할 수 있는 물의 이원론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가 자초한 기후와 풍경의 변화에 얽힌 인간의 모습을 담은 어쿠스틱 스토리이기도 하다. 본 작품에서 작가는 미술과 음악, 과학을 아우르는 대화를 통해 듣는 이로 하여금 인간과 지구의 담수 사이의 불가분한 연결 관계에 대해 더욱 체현적으로 이해하기를 바라고 있다. 빙하와 판빙은 지구의 급수탑과 같은 역할을 한다. 지구상 물의 2.5%만이 담수인데, 이 중 99%는 얼음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의 결과로 세계 각지의 빙하가 사라짐에 따라 수십억의 인구와 ‘인간 너머의’ 생명체가 의존하는 수자원의 가용성과 수질이 위협받고 있다. 얼음이 사라지면 물의 흐름도 변하고 자취를 감추게 된다. 작가들은 태평양 연안 북서부의 산지, 그린란드 판빙, 인도 히말라야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빙권 지역을 찾아 산 정상에서 바다까지 빙하의 변화를 소리 지도로 기록했다. 빙권과 수권의 위아래에서 녹음한 기록과 함께 그 인근 기슭에 사는 이들의 소리와 음악을 통해 기후변화가 우리의 생혈인 담수에 미치는 영향을 소리로 기록하고, 점점 더 불안정해져가는 지구 생태계에 대해 물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인간과 담수의 관계는 지극히 밀접한 것으로, 산에서 바다로 녹아 흐르는 빙하수의 리듬이 우리의 몸과 역사, 음악에도 똑같이 흐르고 있다. 빙하수의 소리를 녹음하며 우리는 그 사운드스케이프가 그저 환경음이 아니라 정확한 리듬과 템포를 갖는, 매우 음악적인 것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템포는 세계 각지의 음악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위트 스팟(sweet spot)과 같은 것인 동시에, 갓 태어난 인간의 심장 박동과도 일치했다. 따라서 담수가 사라져 가는 세상은 생태적으로 더 불안정한 것 뿐만 아니라, 음악과 문화, 인간성을 상실하는 것이기도 하다.

얼음과 돌의 이야기꾼을 자처하는 미셸 콥스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로, 기후변화 분야 캐나다 리서치 체어이자 기후 및 지구 빙권 연구소장으로 재임하고 있으며, 시니어 TED 펠로우이기도 하다. 빙하가 기후변화에 반응하는 과정과 빙하의 변화가 지형과 수형,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수지 이바라는 필리핀 태생의 작곡가 겸 퍼커셔니스트, 사운드 아티스트로, 소리를 통해 사람과 자연 건축 환경 사이를 잇는 몰입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2020 내셔널 지오그래픽 탐험 스토리텔러, 2019 도리스 듀크 전미 아티스트 펠로우(음악 분야), 시니어 TED 펠로우, 2019 아시아 문화 협의회 리서치 펠로우 등으로 활동하며 필리핀의 토착 음악 및 문화 ‘무지카 카타투보(Musika Katatubo)’ 보존 및 지원에 앞장서는 한편, 히말라야 지역 빙하가 녹는 현장에서 물의 리듬을 녹음하는 등 기후변화의 소리를 담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