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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종 되기

2020 – 2021, 단채널 영상, 17분






바다의 플라스틱 공해는 해양 생물들이 겪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공해에 노출된 해양 생물들은 마치 감시병처럼 플라스틱의 환경 영향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바다와 육지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는 플라스틱 공해는 또한 인간의 일상이기도 한데, 최근 시작된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분자는 인간의 ‘내적 바다’라 할 수 있는 혈관에 침투했을 수도 있다고 한다. 〈감시종 되기〉는 인간이 환경 오염을 입증하는 감시종의 역할에 대해 탐색하고 고민하는 가상의 미래 이야기이다. 작품 속 두 연구자들은 바다에서 수집한 미세플라스틱을 자신들의 몸에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한다. 이들은 “감시종이 되기 위해” 실험실에서 대식세포를 혈액으로부터 분리하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킨다. 이 때 작품에는 작가가 자신의 피에서 배양된 대식세포 (면역 체계의 “긴급 대응 요원”)를 이용해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에 반응하는 휴면 바이오마커를 만드는 기록 영상이 나오기도 하는데, 스토리 속 연구자들이 대식세포와 미세플라스틱이 만나면 엄청난 신경생리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으로 다시 픽션으로 돌아간다. 소수성(疏水性)을 띈 플라스틱은 고대 면역 경보 시스템을 발동시키고, 이는 태고의 바다에서 나온 인류의 기원에 대한 생물학적 잠재 기억과 환각을 일깨우게 된다. 〈감시종 되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서로 얽힌 감시종들에 대한 확장적 인식을 통해 우리가 공유하는 깊은 과거와 다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구에서 생동감 넘치는 다종간 공존이 가능해질 것임을 말한다.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상세히 밝혀지기 전이지만, 우리 몸과 환경을 파고든 미세플라스틱의 존재는 우리가 철벽같은 독립체가 아니라 유독적 유기체임을, 나아가 우리가 함께 만드는 환경보다 더 깨끗할 수는 없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늘 감시종이었던 것이다.

︎글래스 오브제 국내 프로덕션: 이태훈 (시셀 마리 톤과 Geir Nustad의 아이디어와 매뉴얼을 기반으로 진행)
︎협력: Heather A. Leslie & Juan Garcia Vallejo, with the support of Kunsthuis SYB, Stimfunds Creative Industries & BAD Awards
︎프로듀서: Victoria Douka-Doukopoulou
시네마토그라피: Casper Brink
︎퍼포머: Kenzo Kusuda & Goda Žukauskaitė
사운드, 일렉트로닉 뮤직 스코어 & 효과음 녹음: An3_at & Yun Lee
︎사운드 믹싱 & 마스터링: An3_at
︎일렉트로 어쿠스틱 뮤직 스코어: Vincenzo Castellana
︎실험실 테크니션: Marlous van den Braber
︎마이크로스코피: Marko Popovic
︎글라스 오브제: Geir Nustad
Thank you for Kees Tuk, Wongema, Koos van der Maar and Peter Rozema | Wadloopavonturen. Josine Sibum Siderius, Jonathan Reus

시셀 마리 톤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활동 중인 덴마크 출신 작가로, 인간이 환경을 인식하고, 환경에 작용하며, 환경과 관계하는 복잡다양한 방식을 탐구하고 있다. 2021년에는 네덜란드 소닉 액츠와 영국 AND 페스티벌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2020년에는 〈The Intimate Earthquake Archive〉(2020)로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수상하고 전시를 연 바 있다. 같은 해 후안 가르시아 발레호, 헤더 레즐리 등과 바이오 아트 앤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고 네덜란드 MU 하이브리드 아트 하우스에서 전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