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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경계

2021, 진동장치, 미세가루, 수집된 식물과 꽃가루, 영상, 가변크기 






〈노란 경계〉는 우리가 주로 식탁에서 접하는 작물들의 꽃가루가 특정 주파수에 의하여 운동하고 수분되는 현상을 리서치하여 이러한 움직임을 설치물로 재현하고 아카이브한 작업이다. 시각적으로 특징지을 수 없는 다양한 물질들로 인해 현대인들은 안전한 것과 불안한 것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이는 사람들을 더 예민한 존재로 만들었다. 외부로부터 단절을 실현하고 안전하다고 믿어온 주거공간도 이미 통제 바깥에 있음을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질에 대한 연구와 수많은 미세물질들이 알려주었다. 지난 시간 동안 작업을 통해 쫓아온 ‘노란먼지’ 꽃가루 역시 현대인들에게 악명 높은 미세먼지에 속하는 생물기원의 물질이며, 이는 미시적 세계가 더 이상 그 기원과 성질을 구분짓기를 거부하고 서로 다른 물질과 엉겨 붙어 생존하는 방식으로 진화했음을 확인해주었다. 전시공간에 설치된 장치는 꽃으로부터 필요한 영양분을 얻기 위해 특정 주파수의 속도로 날갯짓하는 벌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장치로서, 이 모방된 움직임은 자연에서의 법칙과 같이 꽃가루를 방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쏟아지는 꽃가루는 전시장 바닥으로 떨어지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선명한 흔적이 되어 남는다. 이는 봄이 되면 지구 위의 대기와 물을 노랗게 물들이며 경계를 넘는 꽃가루처럼 또렷하지는 않지만 외면하거나 소외시킬 수는 없는 외부 세계를 암시하며, 우리의 호흡 속에 살아 숨 쉬고 이동하는 통제 불가능한 미시적 세계를 이야기한다.

전혜주는 도시 공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주변 환경과 시공간이 사람들과 서로 관계 맺는 방식, 공공장소에서 예술 작품이 개입되는 방식과 그 가능성을 영상, 설치 등 멀티미디어를 통해 구현해왔다. 작가는 베를린 국립예술 대학에서 아트 앤 미디어 석사학위와 마이스터슐러 자격을 취득하였으며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2020), 경기문화재단 경기창작센터(2019),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 플랫폼(2018)의 입주작가로 활동하였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Body Check》(금천예술공장 PS333, 서울, 2020), 《Whirl》(스페이스 캔, 서울, 2019), 《수평선 0시 0분 0초》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8)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