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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솔: POVCR

2021, 인터액티브 VR, 약 15분






〈수리솔: POVCR〉이라 명명된 본 프로젝트에는 표면적으로 소하일라(Sohila), 수리솔(Surisol), 스토리텔러(Storyteller)의 세 존재가 나타난다. 그러나 이 세계는 어쩌면 더 많은 존재를 담고 있을 수도 있다. 세계의 창조자, 방관자, 플레이어, 불완전한 세계에 난 구멍과 에러를 픽스하고자 하는 자와 같은 존재들을.
⠀⠀⠀ 본 프로젝트는 팬데믹 이후 가까운 미래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보는 사변서사로, 동시대의 조건들을 반영하거나 왜곡함으로써 도리어 현실에 접근 가능한 ‘가능세계’의 구축을 시도한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자원고갈의 가속화 후, 지속가능한 바이오 연료가 주요 에너지원이 된 사회, 거대 해조류(macroalgae) 다시마를 발효해 생산하는 바이오 연료-해조류 연료가 세계의 주 에너지원으로 쓰이게 된 어느 사회를 상상한다. 등장인물인 소하일라와 연구소를 관리하는 AI 수리솔의 대화로부터, 이 사회를 둘러싼 탄소배출권 문제, 에너지의 지속 가능성, 이상기후로 인한 징후들을 감지하게 된다. 한편, VR의 세계에서는 영상의 고유한 방법론 중 하나인 ‘몽타주’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카메라를 통한 시점 변화 및 봉합을 통해 시간성을 누비는 영상 고유의 마법은 이 매체에서 어쩐지 잘 작동하지 않는다. 관객의 눈이 곧 카메라가 되고, 주체의 움직임이 곧 카메라의 이동이 되는 장소에서, 주체의 이동을 초월하는 편집의 적극적 개입은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몽타주가 존재하지 않는 매끈한 VR의 세계에서 유의미한 몽타주는 어디로부터 발생할 것인가? 본 작업은 외부 세계와 VR세계 사이의 횡단과 충돌, 즉 중첩된 세계들의 충돌과 누수를 통한 몽타주를 시도한다.

  • 프로젝트에 등장하는 “AWAKE” 명령어는 게임엔진 내부에 구축된 세계를 가동시키기 위해 약속된 최초의 주문이다. 객체지향 언어의 세계를 구성하는 정보 조각들은 지면을 흔들며 올라오는 혼령들처럼 이 낱말에 의해 몸을 일으키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부드러운 목소리는 게임 오브젝트들에게, 그리고 당신들을 향해 주문을 왼다: “깨어나(Awake)”. 그리고 세계가 시작된다.
  • POVCR은 거칠게, “관점 부식성 현실 (Point of View Corrosive Reality)”로 번역될 수 있을 것이다.

︎디렉터, 프로듀서: 김아영
︎테크니컬 디렉터: 허상훈
︎레벨 디자인: 폴 샌도발 로페즈
︎프로젝트 매니저: 권한아, 장유진, 김지은, 김혜빈
︎아르코미술관 커미션, 부산현대미술관 공동제작

김아영은 동시대의 다양한 문제와 신화의 요소를 조합하고, 고대와 미래가 혼합된 도상, 중첩된 시공간성 등을 사변적 상상으로 재조합한다. 스토리텔링 장치, 내러티브 구조와 냉소적 수사학을 작동시켜 이송, 가로지르기, 경계를 넘나드는 행위와 주체와 사건들에 대해 다룬다. 영상, 목소리, 소닉 픽션, 이미지, 다이어그램, 텍스트 등의 작업은 전시, 퍼포먼스, 공연, 출판의 형태로 노출되어 왔다. 주요 전시로는 《우각호 시간》(비데오브라질, 상파울루, 2021), 《다공성 계곡》(일민미술관, 서울, 2018), 멜버른페스티벌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멜버른, 2017), 《이 배가 우리를 지켜주리라》(팔레드도쿄, 파리, 2016) 등의 개인전이 있다. 단체전시와 스크리닝, 퍼포먼스로는 임팩트페스티벌 《제로 풋프린트》(위트레흐트, 2020), 《전통의 주파수》(타임즈미술관, 광저우, 2020), 부산비엔날레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부산현대미술관, 부산, 2020),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익스팬디드》(베를린, 2020), 샌디에이고아시안영화제(샌디에이고, 2020),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전주, 2020),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서울, 2019), 샤르자필름플랫폼(샤르자, 2020, 2019), 《우로보로스》(카지노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시티, 2019), 제12회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광주비엔날레전시관, 광주, 2018), 《포스트 인스티튜셔널 스트레스 장애》(쿤스트홀오르후스, 오르후스, 2018), 《데스크 세트》(브레티니현대미술센터, 브레티니- 쉬흐-오흐쥬, 2018),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모든 세계의 미래》(베니스, 2015) 등에 참여했다.